추억속 공포... '살렘스 롯 Salem's lot'
스탠드 2권을 누군가 가져가버렸다... 3권까지...--;;
6권까지를 금주 내 끝내볼까 하던 야심찬 계획은 끝...
일단 예약해놓고는... 이 의문의 2권, 3권 대출자에 대한 처절한(?) 응징을 할까 생각 중인데... 그 응징이라 함은 4권부터 6권까지를 대출해버리는 것... 한달동안이나 붙들어 놓을 수 있으니 아마 나보다 더 큰 암담함을 3권의 마지막 문장 이후 느끼게 될 것이다...--;
역습 당했음...ㅠㅠㅠ
아무튼... 아껴놓고 있던 살렘스 롯(1권/2권)을 꺼냈다... 보통의 단행본 책자들은 표지 앞뒤로 대강의 줄거리를 짐작할 수 있을 본문 내용이나 줄거리를 기재해놓곤 하는데, 살렘스 롯은 '스티븐킹 전집'에 포함되어 있는지라 그런 부분에서의 친절은 찾아볼 수가 없다. 스티븐 킹의 작품 중 아마 유일하게 무(無) 정보 상태에서 접하는 책일 듯...
'지금'이 아닌 '예전'에 아름다왔을지 모를 '살렘스 롯'으로부터 도망가야 했던 사내와 소년은... 초반부 밝혔듯, 다시 돌아가게 된다. 불이 더러운 것을 씻어 내듯, 마을을 정화시킬 책임과 사명이 본인들에게 있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수십년도 더된 흡혈귀 이야기 속에서 무언가 새로운 걸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미련스럽다 질타 받을만치 그간 우리는 '흡혈귀 홍수'속에서 살아왔다. 이젠 전문적인 '흡혈귀 헌터'들이 초당 몇십발로 은총알을 쏟아내고, 자외선 폭탄으로 태양을 대신하거나, 흡혈귀 퇴치 바이러스까지 만들어내는 등의 상황에서 '살렘스 롯'은 그저 그렇고 그런(?) 고리타분한 흡혈귀 이야기일 뿐이다. 하지만...
공포와 두려움은 그 연식(?)이 오래될 수록, 그 크기가 더해진다 하지 않았던가... 최첨단 무기가 동원되진 않더라도, 마스튼 저택에 대한 벤의 두려움에 대한 묘사는, 누구나 겪었을 어린시절의 근원적인 공포와 닿아있다. '곰팡이와 썩은 가구 냄새, 그리고 상한 버터에서 나는 것 같은 역겨운 냄새'처럼 공포는 사방에 존재하고,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불가항력적인 '무엇'이었으니, 동네 벽마다 붙어있던 동시상영관의 흡혈귀 영화 포스터는 감히 눈 마주칠 엄두도 못낼 대상이었고, 너무나 보기 싫어 저걸 찢어버렸으면 하면서도 채 1m내로 접근도 못하던 그 시기는 내 어린시절이었다. 어린이용으로 나온 문고판의 책 표지에 나온 드라큘라성과 성으로 이어지는 벼랑길, 그리고 그 위 외딴 존재는... 차마 버리질 못해 그저 눈에 띄지 않길 바라며 옷장 아래 깊숙히 파묻어 놓을 수 밖에 없는 내 심약함(?)의 결정체와 같았다.
'살렘스 롯'이란 마을의 뒤덮는 어둠은, 근원적인 공포심이 몇몇 주인공이 아닌 마을 전체를 잠식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벤이나 매튜 등 주요 등장인물에 제한된 공포체험이 아니라, 마을 전체의 구성원이 겪는 '집단 공포 체험'에 다름 아니다. 완벽히 마무리되진 않지만, 충분히 예상되는대로, 흡혈귀는 사라져가고, 몇몇은 살아남아 본인들의 남은 과제를 처리해간다. 그 와중에, 희생당하는 대상은... 주요 인물들 뿐만이 아닌, 이웃들이다. 그 평범한 이웃들은 각자의 일상에 걸맞는(?) 과정으로, 밤에 잠들지 못하는 존재로 변해가고, 킹은 그들을 통해, '초대하지 말아야할 자에 대한 초대'로 부터 시작하는 마을 전체의 참담한 수난기를 세밀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저 살아가는 와중에 당하는(?) 것이다. 그래서 '살렘스 롯'은 슬프다. 흡혈귀도 죽어버리지만, 사내와 소년에게 단 하나뿐인 고향이, 추억들이 '괴물'의 흔적과 함께 사라져간다. '평범한 사람들이 겪게 되는 일상에서의 공포'... 그의 작품이 갖는 큰 장점 중 하나다.
6권까지를 금주 내 끝내볼까 하던 야심찬 계획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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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아껴놓고 있던 살렘스 롯(1권/2권)을 꺼냈다... 보통의 단행본 책자들은 표지 앞뒤로 대강의 줄거리를 짐작할 수 있을 본문 내용이나 줄거리를 기재해놓곤 하는데, 살렘스 롯은 '스티븐킹 전집'에 포함되어 있는지라 그런 부분에서의 친절은 찾아볼 수가 없다. 스티븐 킹의 작품 중 아마 유일하게 무(無) 정보 상태에서 접하는 책일 듯...
당신은 지금 아름다운 마을 예루살렘스 롯을 떠나고 있습니다. 또 오십시오!정체 모를 사내와 소년... 두려움에 떨던 소년은, 마을의 교회 사제에게 모든 사실을 고해한다. 그리고 사내와 소년은 다시 '살렘스 롯(예루살렘스 롯)'으로 돌아가기를 다짐하며, 끔찍한 기억을 되살려본다.
소름끼치는 경험 속 고향, '살렘스 롯'을 방문한 소설가 벤 미어스는 그의 팬이라는 수잔 노튼을 만나 가까와 진다. 어린 시절, 죽은 자의 환영과 맞닥뜨렸던 마스튼 저택은 여전히 건재하고, 벤은 살렘스 롯에 대한, 마스튼 저택에 대한 작품을 구상하기 시작한다. 갑자기 실종된 두 소년, 대니와 랠피, 동생 랠피의 행방은 찾은 길이 없고, 기억해낼 수 없는 어둠속에 갇혔던 대니 또한 입원 와중 사망하게 된다. 마스튼 저택에 발로우라는 의문의 인물이 이주하고, 그의 수하인 스트레이커가 상점을 열고부터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하는데... 죽은 자를 초대하고 그들의 방문을 받게 된 마을 사람들은 점차 '한낮의 잠속'으로 빠져들어간다. 벤과 수잔, 제자의 죽음과 사후(死後) 방문을 겪게된 은퇴한 교사 매튜, 죽은 친구를 십자가로 쫓아낸 소년 마크, 신에 대한 불안한 믿음 속에 방황하는 신부 캘러한, 그리고 의사 코디는... 어둠속에서 죽은 자가 배회하는 마을의 비밀을 캐내기 시작하는데...
'지금'이 아닌 '예전'에 아름다왔을지 모를 '살렘스 롯'으로부터 도망가야 했던 사내와 소년은... 초반부 밝혔듯, 다시 돌아가게 된다. 불이 더러운 것을 씻어 내듯, 마을을 정화시킬 책임과 사명이 본인들에게 있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마을은 어둠을 잘 알고 있었다.줄거리에서 알 수 있듯... '십자가'나 '한낮의 잠' 하면 바로 연상되는 것처럼, 이 작품은 '흡혈귀' 이야기다. 근래, 파격적인 변화를 꾀하는(주로 영화에서) 변종 흡혈귀도 아닌 것이... 흡혈귀에 빌붙는 교활한 수하를 부리고, 빛을 두려워하며, 십자가를 증오하고, 날아다니거나 연기처럼 사라져버리는 등의 전통적인 모습 그대로다. 다소 생소한게 있다면... 흡혈귀가 초대를 받아야만 방문할 수 있다는 것인데, 예컨대, 먹이감을 찾아 나서기야 하지만, 먹이감 스스로가 '들어와' 라고 하지 않는 이상에야 접촉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또, 무조건 십자가를 두려워하진 않으니... 믿음없는 십자가 대시(?)는 과감히 우그러뜨리고야 만다.
아무튼... 수십년도 더된 흡혈귀 이야기 속에서 무언가 새로운 걸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미련스럽다 질타 받을만치 그간 우리는 '흡혈귀 홍수'속에서 살아왔다. 이젠 전문적인 '흡혈귀 헌터'들이 초당 몇십발로 은총알을 쏟아내고, 자외선 폭탄으로 태양을 대신하거나, 흡혈귀 퇴치 바이러스까지 만들어내는 등의 상황에서 '살렘스 롯'은 그저 그렇고 그런(?) 고리타분한 흡혈귀 이야기일 뿐이다. 하지만...
공포와 두려움은 그 연식(?)이 오래될 수록, 그 크기가 더해진다 하지 않았던가... 최첨단 무기가 동원되진 않더라도, 마스튼 저택에 대한 벤의 두려움에 대한 묘사는, 누구나 겪었을 어린시절의 근원적인 공포와 닿아있다. '곰팡이와 썩은 가구 냄새, 그리고 상한 버터에서 나는 것 같은 역겨운 냄새'처럼 공포는 사방에 존재하고,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불가항력적인 '무엇'이었으니, 동네 벽마다 붙어있던 동시상영관의 흡혈귀 영화 포스터는 감히 눈 마주칠 엄두도 못낼 대상이었고, 너무나 보기 싫어 저걸 찢어버렸으면 하면서도 채 1m내로 접근도 못하던 그 시기는 내 어린시절이었다. 어린이용으로 나온 문고판의 책 표지에 나온 드라큘라성과 성으로 이어지는 벼랑길, 그리고 그 위 외딴 존재는... 차마 버리질 못해 그저 눈에 띄지 않길 바라며 옷장 아래 깊숙히 파묻어 놓을 수 밖에 없는 내 심약함(?)의 결정체와 같았다.
'살렘스 롯'이란 마을의 뒤덮는 어둠은, 근원적인 공포심이 몇몇 주인공이 아닌 마을 전체를 잠식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벤이나 매튜 등 주요 등장인물에 제한된 공포체험이 아니라, 마을 전체의 구성원이 겪는 '집단 공포 체험'에 다름 아니다. 완벽히 마무리되진 않지만, 충분히 예상되는대로, 흡혈귀는 사라져가고, 몇몇은 살아남아 본인들의 남은 과제를 처리해간다. 그 와중에, 희생당하는 대상은... 주요 인물들 뿐만이 아닌, 이웃들이다. 그 평범한 이웃들은 각자의 일상에 걸맞는(?) 과정으로, 밤에 잠들지 못하는 존재로 변해가고, 킹은 그들을 통해, '초대하지 말아야할 자에 대한 초대'로 부터 시작하는 마을 전체의 참담한 수난기를 세밀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저 살아가는 와중에 당하는(?) 것이다. 그래서 '살렘스 롯'은 슬프다. 흡혈귀도 죽어버리지만, 사내와 소년에게 단 하나뿐인 고향이, 추억들이 '괴물'의 흔적과 함께 사라져간다. '평범한 사람들이 겪게 되는 일상에서의 공포'... 그의 작품이 갖는 큰 장점 중 하나다.
밤마다 똑같은 외로운 싸움을 치러야 하는 아이에게 있어서, 유일한 치료는 결국 상상력을 마비시키는 것뿐이고, 사람들은 그것을 어른이 되는 과정이라고 부른다.그러고 보면... 언젠가부터 흡혈귀 이야기는 '재미의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언젠가... 책 표지 벼랑길을 타고 튀어나올 것 같던 브람스토커(Bram Stoker)의 흡혈귀는... '공포의 존재' 였을 뿐이니, 나이를 먹는다는게... 어린시절의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어서 좋은건지, 아니면 함께 잃어버린 것들이 많아져 슬퍼야할런진... 잘 모르겠다... 어느 감정에 몰입된 삶을 살 수 있다는 건, 어린시절 갖는 특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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